벌새 – 조용한 소녀의 내면을 비추는 섬세한 성장 서사
벌새 – 조용한 소녀의 내면을 비추는 섬세한 성장 서사 김보라 감독의 『벌새』는 한국 독립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. 한 소녀의 시선으로 바라본 1994년의 서울, 그 안에 담긴 가족, 학교, 사회의 모습을 정밀하게 관찰하면서도, 그 안에 한 사람의 성장과 상처를 아름답게 담아냈다. 이 영화는 겉보기에는 매우 조용하지만, 실은 깊고 넓은 감정의 파동을 품고 있다. 주인공 은희(박지후)는 중학생이다. 가족 안에서의 위치는 애매하고, 학교에서는 폭력과 무관심 속에 놓여 있으며, 사랑이라는 감정도 이제 막 알아가기 시작한 시기다. 그녀의 일상은 평범해 보이지만, 그 안에는 외로움, 갈망, 혼란이 서려 있다. 카메라는 은희의 뒤를 조용히 따라간다. 큰 사건이 없는 듯하지만, 그녀의 눈빛과 표정, 주변 풍경..
2025. 5. 20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