카페에서 혼자 보내는 오후

카페에서 혼자 보내는 오후

주말 오후, 특별한 약속은 없었지만 집에만 있기엔 아쉬운 날이었다. 날씨도 맑고 따뜻했기에 카페에 가기로 했다. 집에서 10분 거리, 조용한 주택가에 숨은 듯 있는 작은 카페. 몇 번 가본 곳이라 익숙한 공간이지만 갈 때마다 기분이 다르다.

 

햇살 좋은 창가 자리를 골라 앉았다. 커피와 조각 케이크를 주문하고 노트북을 꺼냈다. 무언가를 꼭 생산적으로 해야겠다는 마음보단, 그냥 이 분위기 속에서 시간을 흘려보내고 싶었다.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친구끼리 수다를 떨거나, 혼자 책을 읽는 이도 있었다.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는 풍경 속에서 나도 자연스럽게 섞였다.

 

커피는 진하고 부드러웠고, 케이크는 딱 내가 좋아하는 단맛이었다. 천천히 한 입씩 먹으며 미뤄두었던 글을 쓰기 시작했다.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던 생각들을 정리하고, 멍하니 머물던 감정들을 글로 옮겨보니 조금은 가벼워졌다.

카페의 음악, 커피 향, 부드러운 소음. 이 모든 것이 혼자 있는 시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줬다.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혼자만의 리듬으로 시간을 보내는 순간, 그 자체로 회복이 된다.

 

한참을 있다가 일어나려는데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. 밖으로 나서니 바람이 살랑살랑 불었다. 평범한 하루였지만, 마음이 한결 정리된 느낌이다. 혼자서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, 나와 잘 지낸 시간이었다.